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는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나눠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성립, 닉슨 쇼크와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닉슨 쇼크와 브레턴우즈 체제의 붕괴, 페트로달러의 탄생, 폴 볼커의 활약 순입니다.

먼저 2차 세계대전 종전 직전인 1944년, 연합국을 중심으로 브레턴우즈 체제가 성립되면서 영국의 파운드 대신 미국의 달러가 공식적인 기축통화가 됩니다. 브레턴우즈 체제는 금을 담보로 한 체제이죠. 즉 금본위제에 따라 금1온스에 35달러를 고정시키고, 이외 통화들을 다시 달러에 고정시키는 고정환율제를 적용했습니다. 미국은 금을 보유한 만큼만 달러를 발행할 수 있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중심부인 미국이 달러를 발행해 주변부에 빌려주면, 주변부인 서유럽과 일본이 그 달러를 받아 미국의 수출품을 구입하고, 또 미국에 제품을 수출하기도 하면서 그 대가로 달러를 공급하는 순환 구조로 이루어져 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주변부가 성장해야 잘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하지만 1960년대에 이르러 서유럽과 일본이 일정 수준 성장을 이룬 후부터 무역 흑자로 잉여 달러가 축적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여러 복지 정책과 베트남전쟁 참전 등을 빌미로 계속해서 달러를 발행하니, 수출로 달러를 벌어 들이는 주변부에서는 달러의 가치 하락을 우려하며 불만이 쌓일 수 밖에 없었죠. 결국 주변부에서 미국에 달러를 금으로 교환해줄 것을 요구하자 1971년 닉슨 대통령은 금과 달러의 교환을 중지했다. ‘닉슨 쇼크’라고 부르는 사건입니다.
당연히 달러에 대한 신뢰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거기에 4차 중동전쟁과 함께 유가가 대폭 인상되며 1973년 1차 석유 파동이 발생했습니다. 미국은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습니다. 이를 위해 주변 부인 서유럽과 일본을 중심부로 흡수하고 새로운 주변부를 만들어 나가는 방향을 모색했다. 달러의 가치를 하락시키지 않고 달러를 공급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죠. 더 넓은 세계가 달러를 쓰도록 만들어 남아도는 달러를 처리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서유럽과 일본은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었습니다. 잉여 달러를 보유하고 있는 그들은 달러의 가치 하락을 원하지 않을뿐더러 새로운 중심부에 포함되면 달러 시스템의 혜택도 누릴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것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죠.
그렇게 1973년 자본가 데이비드 록펠러와 지정학자 즈비그뉴 브레진스키를 필두로 한 삼각위원회가 창설됩니다. 그리고 그 구성원은 외교협의회의 독점 자본가 세력이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부터 나타났던 이들 신흥 세력은 전 세계가 자유무역주의를 받아들이길 원했습니다.
이미 포화상태인 미국 시장을 넘어 새로운 해외시장으로 진출하고자 했습니다. 이들이 만든 브레턴우즈 체제가 삼각 위원회까지 이어진 것이다. 많은불확실성 속에서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더듬어 갔습니다.
그리고 1974년 당시 국무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는 사우디아리비아 국왕을 만나 국사 및 경제 협정을 체결합니다. 그 핵심은 미국이 무기와 안보를 제공하는 대신 원유 결제를 달러로만 가능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페트로달러 체제가 마련됩니다. 이에 따라 주변부들은 잉여 달러를 산유국에서 원유를 사는데 사용하고, 산유국은 이 달러를 받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산유국에도 달러가 쌓여서는 안되죠. 이유는 산유국에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국내의 정치적 불안을 야기할 수 있으니깐요.
이에 산유국의 잉여 달러를 내보낼 창구로서 중남미나 동아시아를 새로운 주변부로 구성합니다. 중국 역시 개혁 개방과 함께 달러 시스템의 주변부에 포함되었던 것이죠. 하지만 이것만으로 달러의 가치가 저절로 유지되었던 것은 아닙니다. 이후 1979년 이란혁명으로 2차 석유파동이 발생해 달러에 대한 신뢰는 또다시 하락합니다. 인플레이션으로 물가 또한 치솟았습니다. 이 시기 금값은 무려 여덟 배나 상승합니다.
이런 상황을 역전하고 달러가 기축통화로서 제대로 자리를 잡게 된 계기는 당시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볼커의 역할이 상당히 컸습니다.
볼커는 1981년에 금리를 21퍼센트라는 살인적인 수준으로 인상했는데, 이것은 사실 단순히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함을 넘어 달러의 신뢰 회복이라는 목적이 더욱 컸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달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렇게도 할 수 있다는 선언이었던 것입니다.
금리 인상에 따라 미국 내 기업들은 무더기로 도산했고 실업률도 치솟았습니다. 중남미 국가에 외채 위기도 발생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회생해서라도 달러가 더 이상은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시장에 주는 것이 지상 과제였던 것이죠. 결국 물가와 금값 안정과 더불어 달러는 가치를 회복하는 데 성공합니다. 이로써 달러 기반의 신용화폐 시스템이 정착됩니다.
미국이 지금처럼 돈을 마구 찍을 수 있는 건, 볼커가 달러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뭐든하겠구나 하는 믿음을 시장에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습니다.
이제 달러의 담보물은 금 대신 국채가 되었기 때문에 시장에서 달러의 가치를 믿어주기만 하면 미국 정부는 화폐를 발행하는데 물리적 제약이 거의 없습니다. 이를 두고 화수분경제가 개막했다고 볼 수 있는데, 물건을 넣어두면 그 물건이 끝없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처럼 달러를 언제든 꺼내 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화수분의 경제가 본격적으로 전게된 것은 레이거노믹스에 의해서입니다. 이전까지의 시대에서는 총수요관리정책에 따라 수요의 증가를공급력과 대조해 조정했지만, 레이거노믹스는 공급주의 경제학을 토대로 합니다. 즉 공급을 계속 늘리면 물가는 관리할 수 있다는 논리인데요. 화폐는 필요하면 얼마든지 빠르게 공급해줄 수 있으니 갖다 쓰라는 것입니다.
달러 시스템의 문제

달러는 기본적으로 신용, 즉 부채에 기반해 만들어집니다. 따라서 부채로 이익을 얻는 수혜자들이 그 부담 또한 공평하게 나눠서 져야합니다. 하지만 현재의 달러 시스템은 이러한 부채의 이익과 부담의 공정한 배분에 실퍠했습니다.
그 결과 부의 불평등한 분배라는 시스템을 위협하는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그 격차는 크게 새대 간, 계층간, 국가 간에서 나타납니다.
국채를 발행하면 미래의 국민들에게 부채를 갚아야 할 부담이 생깁니다. 그런데 현재 세대의 필요에 따라 화폐 발행을 증가시킨다면 혜택은 현재 세대가 누리지만 부담은 다음 세대가 지게 된다. 세대 간 불평등이 생겨나는 것입니다.
계층 간에도 불평등이 생깁니다. 저소득층은 정부가 지급하는 지원금을 전기료나 임대료 등 당장의 생활 자금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고소득층에게는 대출의 통로가 훨씬 넓습니다. 그들은 손쉽게 돈을 마련해 주식시장에 투자하면서 더 큰돈을 버는거죠. 이런 빈부 격차의 심화는 이미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주되고 있습니다.이런 불평등은 국가 간에도 발생합니다. 달러가 계속해서 무제한 공급되면 달러 가치의 하락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미국 정부는 국채 발행으로 얻은 자금을 국민들에게 계속해서 뿌리고 있죠. 달러를 많이 보유하고 있는 주변주 입장에서는 이 상황을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습니다. 정리하면 수혜는 미국이 보는데, 부채의 부담은 달러 시스템의 주변부 국가들이 지게 되면서 부의 격차가 벌어지죠. 이건 굉장히 큰 본질적인 문제입니다. 결국 변형된 브레턴우즈 체제의 반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대 간으로 보면, 미래 세대가 지금의 부채 부담을 지고 현재 세대가 수혜자가 되죠. 계층 간으로 보면 저소득층이 부채를 부담하고 기득권층이 수혜를 얻습니다. 지정학적인 국가 간의 관계로 보면, 달러 시스템의 주변부가 부채 부담을 지고, 중심부가 혜택을 얻습니다.
달러 시스템의 모순이 계속해서 쌓여갈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이런 달러의 순환 시스템은 인플레이션의 수출이라고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미국 입장에서는 달러를 계속해서 발행하는 인플레이션이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물가 상승은 미국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발생합니다.
1990년대 후반 동아시아 외환위기 이후에 동아시아의 주요 수출국들은 외환 보유고의 중요성을 절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주변부 국가들은 더 저렴한 상품과 서비스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경쟁했고, 승리의 대가로 달러를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당시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축적하는데는 사실상 미국의 국채 외에 방법이 별로 없었습니다. 그 결과 수출국들끼리 경쟁적으로 국채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미국 재무부는 아주 편하게 낮은 금리로 필요한 만큼 자금을 해외에서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달러의 공급이 과다해지면 수출국 통화는 강세가 될 수밖에 없고, 그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낮아집니다. 수출국이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오려면 자국 통화 발행량을 증가시켜 통화 강세를 막아야하는데, 그 과정에서 인플레이션이 발생하고 빈부 격차가 커질 수 있습니다. 반면 미국은 수입 물가가 낮으니 물가가 오르지 않죠. 결국 미국은 달러를 막대하게 발행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억제할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구조가 계속 유지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부 국가들이 경제 발전으로 부채를 갚고 자산을 쌓아 가면 미국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이들이 더 이상 주변부가 아닌 중심부에 가까워지면서 시스템을 더 이상 확장할 곳이 없어진 것입니다. 주변부 국가들이 채무 이행을 못 해도 달러 시스템은 위축하며 위기가 시작됩니다. 이처럼 끊임없이 주변부 국가가 중심부 국가의 인플레이션을 수입해야 하는 달러 시스템 구조는 언젠가는 지정학적인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운명을 갖고 있습니다. 중국이나 러시아, 한국, 대만 같은 주변부 국가들의 발전 자체가 시스템의 안정을 위협한다는 것이 현재 나타나고 있는 지정학적 불안정의 근본적인 원인입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달러 중심의 국제통화 질서는 거대한 변화를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째, 달러의 신용을 부담해야 할 미래 세대의 불만이 커지면서 세대 간, 계층 간, 그리고 지역 간의 갈등이 계속해서 커지고 있는데 반해 현 시스템에서는 이를 해결할 돌파구가 딱히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둘째, 달러를 순환시키기 위한 중심부와 주변부 간의 갈등은 시간이 갈수록 심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과거처럼 주변부 역할을 순순히 맡아줄국가를 찾기란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미국 또한 2008년 글러벌 금융 위기 이후 제조업 기반이 붕괴되고 불평등 문제가 심해지면서 해외로 나가 있던 제조업 시설들을 다시 본국으로 귀환하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했습니다. 기축통화국인 미국이 제조업을 기반으로 수출을 시작할경우 중심부 국가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변화의 시작을 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축통화인 달러. 미국은 달러가 필요하면 찍어내면 됩니다. 미국으로부터 수출하고 벌어드린 수익을 다른 나라는 미국 채권을 삽니다.
가장 안전하고 달러표시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미국은 경기부양 목적으로 달러를 발행합니다. 그리고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미국채 보유국의 자산 가치는 떨어집니다. 중국은 대표적인 미국채 보유국입니다. 이러한 달러 발행으로 미국채 가격이 떨어지자 점차 국채보유를 줄이고 있습니다. 중국도 기축국이 되고자 일대일로 등 다양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사우디아리비아와 1974년 키신저 달러로 결제하는 것으로 기축통화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였다면 중국도 위안화로 결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대차대조표 불황은 보통 주식이나 부동산에 거품이 끼기 시작하면 사람들은 빚을 내서라도 이 자산을 확보하려고 합니다. 즉 거품경제가 확대될 땐 부채가 크게 증가합니다. 이 거품이 꺼지고 나면 자산 가격은 떨어지는데 그때까지 빌린 돈, 부채는 그대로 남아 있게 되는데, 결국 자산과 부채ㆍ자본의 균형상태, 즉 대차대조표가 망가집니다.
신흥국들은 소위 ‘양털 깎이’를 당할 수밖에 없는 입장입니다. 미국이 양적완화를 멈추면 금리가 다시 올라가며 해외로 나갔던 달러 자본들이 다시 미국으로 들어옵니다. 금리를 올렸다는 것은 돈의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니깐. 신흥국들은 자산이 떨어지면서 경제 위가가 오고 달러는 다시 안전자산으로 들어간 것입니다. 이것이 과거 40년 동안 세계적인 경제 위기가 발생하고 다시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많은 신흥국들이 겪었던 위기의 본질입니다.
대부분 국가들의 무역 결제나 제품 수출이 거의 달러로 이뤄지기 때문에 미국에서 달러를 풀면 가치가 떨어지고, 반대로 거두면 자국 내 자산이 모두 빠져나가서 달러의 유동성의 조절에 따라 자국 내 자산 가격이 들락날락하는 운명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2008년 이후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공급했습니다.2019년 코로나19로 경제위가 발생하자 미국은 그동안 풀었던 4조달러에 버금가는 3조달러를 단 2년 만에 풀었습니다.풍부해진 유동성은 실물결제로 흘러가지 않고 대부분 자산시장으로 흘러갔습니다.기업은 싸게 자금을 조달하여 자사주를 대거 매입했습니다. 주식과 코인은 폭등했고 부동산도 덩달아 올랐습니다.중앙은행이 채권을 사들이는 것은 미래세대에 대한 부담을 지우는 것이죠.
유동성을 공급받던 다른 나라의 자산도 덩달아 올랐습니다.그동안 미국 연준은 인플레이션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고 했지만,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CPI는 급등했습니다.
이제는 연준은 급격하게 금리를 인상하고 2022년부터 양적긴축에 들어갔습니다.달러의 가치는 상승함과 동시에 미국으로 다시 돌아가고 있습니다.우리나라의 자산도 급격한 상승을 보였지만, 미국이 금리를 올리자 거품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산은 하락하지만 부채는 그대로인 대차대조표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는 거죠.
우리나라 외화부유액과 경상수지를 보면 1997년 외환위기는 없을 것 같지만,가계부채가 크기 때문에 부작용이 클 것 같습니다. 연착륙할 수 있도록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겠지만....미국의 달러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 가격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지만, 정작 서민들은 설 곳이 없어지는 것 같습니다.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아 투자한 자들은 큰돈을 벌었지만, 대다수가 그렇지 못해 소득 불균형은 더욱 커졌습니다.
그 결과 출산율은 크게 하락하고 있고 몇 년안에 우리나라는 노인들만 많은 초고령화 사회가 현실화 되고 있죠.미국에 의한 개방. 경제적 성과를 이뤘지만, 그로 인한 문제점은 해소가 되지 않고 있습니다.소득불균형과 저출산, 대차대조표 불균형. 우리나라는 달러 시스템 모순에 눈뜨고 당할 수밖에 없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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